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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상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하경제는 공식적인 경제 활동 밖에 있는, 세금을 내지 않거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 활동을 말해요. 마약 거래, 밀수, 불법 도박, 탈세 등이 대표적인 예시죠.

이 지하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독특한 비유를 사용해 봤어요. 바로 **'보이지 않는 주머니 속 우주'**와 **'실 같은 움직임'**이라는 개념입니다.

1. 보이지 않는 주머니 속 우주: 왜 감춰져 있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방으로 펼쳐져 있죠. 그런데 만약 아주 작은 주머니 속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른 우주가 숨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안에는 우리 세상과는 다른 복잡한 규칙이 있고, 여러 가지 것들이 움직이고 있을 거예요.

지하경제가 바로 그런 '보이지 않는 주머니 속 우주'와 같아요.

• 숨겨진 공간: 지하경제는 합법적인 경제 시스템에 속하지 않아요. 정부나 은행, 세무서 같은 곳에서는 그 존재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죠. 마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주머니 속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 복잡한 내부: 이 보이지 않는 주머니 속 우주가 단순하지 않고, 그 안에 수많은 별과 행성들이 복잡하게 움직이듯이, 지하경제도 단순하지 않아요. 돈이 오가고 물건이 거래되는 것 외에도 사람들 간의 약속, 은밀한 정보 공유, 협박, 심지어 조직 내의 독특한 규칙이나 질서 같은 수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움직이고 있습니다.

2. 실 같은 움직임: 돈과 관계는 어떻게 흐를까?

이 주머니 속 우주에서 모든 것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아주 작고 가느다란 실'**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이 실들이 어떻게 떨리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물건이 되기도 하고,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지하경제에서 돈이나 정보, 사람들 간의 관계가 바로 이런 '실'과 같아요.

• 돈과 정보의 흐름은 '실의 진동': 지하경제에서 오가는 현금, 물건, 서비스, 그리고 '이런 정보를 너만 안다'는 식의 비밀스러운 정보 같은 것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의 떨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실'이 어떤 방식으로 떨리느냐에 따라 마약을 거래하는 행위가 되기도 하고, 돈을 숨기는(세탁하는) 행위가 되기도 하죠.

• 사람들 간의 관계는 '실의 얽힘': 지하경제에서 조직원들 간의 '믿음', '충성', 또는 '배신하면 보복한다'는 위협 같은 것들은 마치 '실'들이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튕겨내면서 아주 강하게 얽히고설키는 모습과 같습니다. 이런 얽힘 때문에 외부에서 쉽게 침투하기 어렵고, 조직 내부의 결속력이 강해지죠.

• 규제 피하기 위한 '실의 변신': 정부가 어떤 불법 행위를 막으려 하면, 지하경제는 마치 '실'이 떨리는 방식을 살짝 바꿔서 다른 물건으로 변신하듯이, 새로운 수법이나 다른 경로를 찾아 규제를 피하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하경제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변화하는 이유예요.

3. 지하경제의 숨겨진 문제: 사회에 빚을 남기다

이 '실'들이 비정상적으로 떨리거나(불법 행위), 특정 방식으로만 얽히면(폐쇄적인 조직), 사회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하경제는 합법적인 활동을 통해 가치를 만들지 않고, 오히려 범죄를 통해 남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이득을 취하죠.

이것은 마치 사회 전체에 '보이지 않는 빚'을 남기는 것과 같아요. 이 '빚'이 쌓이면 사회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결국 큰 문제(사회적 혼란)가 터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전에 이야기했던 **'의미적 부채'**가 바로 이것을 뜻해요. '장사의신'이 지하경제의 '의미적 부채'를 갚으려 했다는 것은, 이 비정상적인 '실'들의 떨림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보이지 않는 빚'을 청산하려 했다는 의미입니다.